메가 드라이버가 사랑을 담아
~풍부한 경험의 고참 게임 라이터가
추천하는 타이틀을 소개~

총 42개 작품이 수록된 ‘메가 드라이브 미니’. 이 많은 게임 중에서 ‘뭐부터 플레이해야 할지 고민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메가 드라이브를 사랑하는 ‘메가 드라이버’이자 일본 게임 라이터 우마나미 레이 씨가 특별히 추천하는 타이틀들을 선정해서 연재합니다.

#06　콘솔 게임기의 한계를 뛰어넘은 메가 드라이브 혼신의 타이틀!

가정용 게임기가 지닌 하드웨어 성능은 결코 무한하지 않다. 여러 제약 속에서 개발자들의 창의력을 발휘한 아이디어로 메가 드라이브가 가진 모든 성능…… 아니, 그 이상을 뽑아내 게임 마니아들에게 찬사를 받았던 인기 타이틀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부터 이러한 메가 드라이브의 타이틀을 소개한다.

《썬더 포스 3》

메가 드라이브가 발매된 1989년, 당시를 주름잡던 대표적인 게임 장르에는 액션 게임과 슈팅 게임이 있었다.

그랬던 시절에 메가 드라이브용 오리지널 슈팅 게임으로서 별안간 등장한 것이 바로 <썬더 포스 3>이다. 게임성과 연출, 그래픽과 사운드 등 그 어느 면에서도 아케이드 게임에 뒤지지 않았던 당시의 완성도에 세가 관계자들이 ‘이게 지금 메가 드라이브로 하는 게임이라고!?’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일화가 남아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명작을 개발한 회사가 PC용 게임 제작사로도 유명한 테크노소프트이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이름을 알렸던 테크노소프트가 당시 자사를 대표했던 시리즈의 최신작을 메가 드라이브 전용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대단한 야심이 느껴진다.

<썬더 포스 3>의 볼거리는 다채로운 스테이지에 있다. 혹성별로 판이한 적의 종류나 버라이어티한 기믹들이 플레이어들을 시종일관 즐겁게 만든다. 일렁이는 불꽃 사이로 이어지는 고속 스크롤, 돌연 앞을 막아서는 거대한 암석, 화면에 미처 다 나오지 못할 만큼 거대한 전함과 치루는 일대일 승부 같은 장면들은 특히나 빼놓을 수 없다.

게임의 공략 포인트는 파워업 아이템을 획득하면 5종류로 늘어나는 샷을 적절한 타이밍에 구사할 것. 전방 집중형과 지상 폭격형, 강력한 유도형 등 필요에 따라 샷을 바꿔가며 난관을 헤쳐나가자. 패턴성이 짙은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하면 할수록 클리어의 지름길에 가까워질 것이다.

《코믹스 존》

최근 할리우드 영화의 원작으로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미국 만화. 일본의 만화와는 다른 그림체와 표현기법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미국 만화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1995년에 발매된 타이틀이 <코믹스 존>이다.

자신이 연재 중인 만화 속 악당이 현실 세계로 튀어나오면서 반대로 만화 속에 갇히게 된 주인공 터너가 현실 세계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악당의 음모로 인해 끊임없이 나타나는 뮤턴트들과 싸우며 터너는 탈출할 방법을 찾아간다.

기본적으로 킥과 펀치 등의 기술을 구사하여 적을 쓰러뜨리는 액션 게임이지만, 본작의 가장 큰 특징이자 주목할 요소는 바로 “만화 칸 안이 스테이지”라는 점이다.

주인공이 적을 날려 버리면 만화 칸의 테두리 선에 부딪혀 테두리에 매달리는 등 본작에서만 볼 수 있는 참신한 연출이 돋보인다. 현실 세계에 있는 악당이 그린 뮤턴트가 주인공을 공격하는 연출 등이 마치 “미국 만화를 플레이하는 게임” 같은 완성도이다.

미국 만화다운 느낌을 재현한 뚜렷한 색조 대비의 배경과 주인공이 보여주는 매끄러운 애니메이션의 패턴 등 그래픽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언어를 영어로 변경하면 게임 속 메시지도 변경되니 더 진짜 같은 미국 만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랜드스토커》

3D 컴퓨터 그래픽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지금의 게이머들에게는 잘 와 닿지 않겠지만, 메가 드라이브 시절에 발매된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가로세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2D(평면), 아니면 레이싱 게임처럼 깊이감이 느껴지는 유사 3D로 표현된 작품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가로, 세로, 높이가 더해진 입체적인 세계를 탄생시킨 것이 1992년 발매된 <랜드스토커>이다.

본작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DDS-520(Diamond Shaped Dimension System)이라는 이름의 맵을 그리는 그래픽 시스템이다. 이러한 입체적인 세계관이야말로 <랜드스토커>의 가장 큰 매력이며,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확인해 보길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모든 맵은 마름모꼴로 그려진 타일 조합으로 제작되었으며, 필드나 던전은 물론 마을과 촌 등 모두가 같은 규모로 존재한다. 각종 맵이 하나의 미니어처 가든을 구성하듯 이어져 있는 이런 요소는 현재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픈 월드 게임의 선구자일지도 모르겠다.

게임은 트레저 헌터 라일이 황제가 숨겨둔 보물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으로 진행되는 액션 RPG. 게임 조작은 공격+점프+물건 들어 올리기로 심플한 구성이지만, 이 조작들을 조합하여 맵에 등장하는 적을 쓰러뜨리고 장치를 풀어나가는 즐거움이 방대한 맵과 매칭되어 마치 플레이어 자신이 모험을 하는 듯한 감각을 맛볼 수 있다.

컨트롤 패드를 이용한 이동은 대각선 방향으로만 제한되어 조작에 적응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적절한 타이밍에 클리어하는 점프 액션, 방대한 맵 곳곳을 탐험하는 어드벤처 요소가 고차원적으로 융합된 이 작품은 지금 시대에 더욱 제대로 즐겨보았으면 하는 명작이다.

《다리우스》

여기까지 콘솔 게임기의 한계를 초월한 명작이라는 카테고리로 타이틀을 소개했지만, 지금 소개할 <다리우스>는 조금 궤를 달리한다. 그 이유는 바로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 수록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다리우스>는 1986년에 타이토에서 발매한 아케이드 게임이다. 물속을 테마로 구성된 세계관, 3개 화면을 가로로 붙인 대형 스크린으로 플레이하는 슈팅 게임이라는 점에서 당시 게이머들에게 엄청난 인상을 남겼던 명작이다.

그 명작에서 볼 수 있었던 게임성을 유지하면서 한 화면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이식판이 이번에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 수록되었으며, 약 32Mbit의 용량을 사용한다. 당시에 발매되었더라면 상당히 파격적인 용량이지만 그래픽과 사운드는 아케이드 버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고퀄리티 게임으로 완성되었다.

게임은 전투기 실버 호크를 조작해서 샷과 지상으로 낙하하는 봄을 이용해 적을 쓰러뜨리면서 진행된다. 적의 편대를 쓰러뜨려 파워업 캡슐을 획득하면 단계적으로 무기가 강화된다. 적의 탄환이나 타격을 방어하는 배리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쏘고 피하는” 심플한 구성의 게임이기 때문에 슈팅 게임이 처음인 플레이어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다리우스>의 가장 큰 특징이자 주목할 부분이 바로 각 스테이지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어마어마한 존재감의 전함이다. 화면을 가득 채울 듯한 크기와 실러캔스, 말미잘, 귀상어, 향고래 등 해양 생물을 본뜬 독특한 디자인이 여전히 빛을 발한다. 본 메가 드라이브 미니 버전에는 아케이드 버전에서 볼 수 없었던 전함을 포함해 총 26개의 보스가 준비되어 있다는 점도 놀랍다.

한 번의 플레이로 뚫을 수 있는 루트는 적다고 하니, 여러 번 플레이해서 꼭 모든 보스와 만나보길 바란다. 게임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한정된 파워업으로 보스들과 연속해서 대전하는 “BOSS RUSH MODE”에 도전해보자!

글: 우마나미 레이.
（1990년대부터 게임 미디어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의 게임 라이터. 발매일에 백화점에서 구입한 메가 드라이브는 지금도 소중한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