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드라이버가 사랑을 담아
~풍부한 경험의 고참 게임 라이터가
추천하는 타이틀을 소개~

총 42개 작품이 수록된 ‘메가 드라이브 미니’. 이 많은 게임 중에서 ‘뭐부터 플레이해야 할지 고민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메가 드라이브를 사랑하는 ‘메가 드라이버’이자 일본 게임 라이터 우마나미 레이 씨가 특별히 추천하는 타이틀들을 선정해서 연재합니다.

#05　지금도 발매되고 있는 ‘유명 시리즈’를 즐겨라!

발매된 지 30년이 지난 콘솔 게임기인 만큼 ‘메가 드라이브 게임은 잘 모른다’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메가 드라이브 미니의 수록 타이틀 중에서 다른 게임기로도 인기가 많은 타이틀과 시리즈 작품을 소개한다. 각 시리즈의 팬이라면 메가 드라이브 미니로 즐기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록맨 메가 월드》

클리어하기 어렵다고 유명한 캡콤의 액션 게임 <록맨>. 록맨의 초기 타이틀 1,2,3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바로 1994년에 발매된 《록맨 메가 월드》이다.

<록맨> 시리즈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정의로운 로봇 ‘록맨’을 조작하여 앞길을 막는 다양한 로봇들과 싸워나가는 액션 게임이다. 강력한 개성파 보스와의 배틀과 보스에게서 얻은 무기를 사용해 스테이지를 공략하는 게임 시스템이 특징이다.

점프와 샷으로 싸우는 시리즈의 시초 <록맨>. 발판 등의 서포트 로봇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록맨 2: Dr. 와일리의 수수께끼》, 그리고 강아지형 서포트 로봇 ‘러시’와 슬라이딩 액션이 추가된 《록맨 3: Dr. 와일리의 최후!?》. 이렇게 속편 출시에 따라 파워업해 가고 있는 시리즈다.

포인트는 이 시리즈가 단순한 이식이 아니라 메가 드라이브용으로 그래픽과 사운드를 대폭 리뉴얼한 버전이 되어 수록됐다는 점. 이미 다른 게임기로 <록맨>을 즐긴 팬이라면 꼭 한번 메가 드라이브 미니로 이 비주얼과 사운드를 즐겨봐 줬으면 한다.

또한, 동일한 저장 데이터로 3타이틀을 모두 클리어한 후 다시 로딩하면 본작만의 특별한 스테이지 “와일리 타워”가 출현한다. 서유기의 등장인물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에서 착안한 3명의 새로운 보스들이 등장하며 총 7개의 스테이지가 플레이어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마계촌》

좀비가 등장하는 캡콤 게임이라는 말을 듣고 <마계촌>을 연상한 사람은 가히 고전 게임 팬이라 생각한다. 플레이어의 상당한 실력이 요구되는 난이도로 알려진 호러 액션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대마계촌》은 1989년에 아케이드로부터 이식되어 발매되었다.

메가 드라이브가 출시되기 전의 가정용 게임기는 하드웨어의 낮은 사양과 비용, 기술적 문제로 아케이드 게임을 그대로 재현하기 어려웠다.

그랬던 시절 게임 센터에서 여전히 인기를 누렸던 《대마계촌》의 메가 드라이브 버전이 일본에서 등장했다.
아케이드 버전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소식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으며 일본 내 메가 드라이브의 판매량 증가에도 한몫한 바 있다.

플레이어의 미스를 유발하는 다양한 적과 기믹이 가득한 《대마계촌》. 공략 열쇠는 다채로운 ‘무기’다. 적을 쓰러뜨리거나 보물 상자를 부수어 얻을 수 있는 무기는 칼, 도끼, 검, 횃불 등 7종류가 있다. 각 무기마다 공격 방향이 다르며, 가끔 보물 상자에서 등장하는 “황금 갑옷”을 입으면 장비 중인 무기에 따라 강력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이것들을 구사하여 총 6스테이지를 헤쳐나가야 하지만 진정한 최종 스테이지에 돌입하려면 2회차의 스테이지5를 사이코 캐논을 든 상태로 클리어해야 한다. 이 극악의 난이도가 바로 본작의 매력이자 추천 포인트다. 마왕 루시퍼를 격파하여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는 당신의 테크닉에 달렸다!

《뱀파이어 킬러》

전통적인 몬스터들을 주제로 만든 게임은 많지만 흡혈귀 드라큘라를 주제로 한 게임이라면 코나미사 제작 호러 액션 시리즈의 《악마성 드라큘라》이다. 지금도 꾸준히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고 있는 인기 시리즈, 그중에서 메가 드라이브용으로 발매된 《뱀파이어 킬러(1994년 발매)》를 소개하겠다.

점프와 무기를 이용하여 적을 쓰러뜨리는 점은 여타 시리즈 작품과 동일하나, 각기 다른 무기를 사용하는 2명 중에서 플레이어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본작만의 매력.

조니 모리스(Johnny Morris)는 보유한 채찍 외에도 천장과 발판을 이용한 로프 액션이 가능하다. 창을 사용하는 에릭 리카드（Eric Lecarde）는 공격 속도는 느리지만 장대높이뛰기처럼 머리 위로 높은 점프를 할 수 있다.

여기에 두 캐릭터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서브 웨폰(부메랑/도끼/성수)으로 상황에 알맞은 공격 방법을 구사하여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 묘미이다.

추천 포인트는 고딕풍의 세계관이다. 100년 전의 유럽 각지를 무대로 펼치는 몬스터와의 전투, 그리고 스테이지의 미려한 그래픽이 어우러져 플레이어를 설레게 만든다. 후속 시리즈에서 주요 작곡을 담당한 Michiru Yamane의 장엄한 사운드도 놓칠 수 없는 부분.

《혼두라 더 하드코어》

빗발치는 총탄, 그리고 파괴로 인한 끊임없는 폭발. 컨트롤러를 쥔 손이 땀에 젖을 정도로 뜨거운 싸움이 펼쳐지는 것으로 유명한, 터프함이 요구되는 액션 슈팅 게임 《혼두라》 시리즈. 2019년 9월에 시리즈 최신작이 등장할 예정이며 역대 시리즈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 1994년 메가 드라이브로 발매된 《혼두라 더 하드코어》이다.

전작 시리즈의 에일리언 전쟁으로부터 5년이 지난 무대를 설정으로, 플레이어는 4명의 정예로 결성된 혼두라 부대에서 1명을 선택한다. 다채로운 샷과 무적 시간이 적용되는 슬라이딩 등의 액션을 구사하여 강적들을 격파해 나가자. 화면에서 열기가 느껴질 것 같이 연달아 터지는 폭발을 보면 가슴이 뻥 뚫린 듯한 상쾌한 기분이 든다. 스테이지 클리어 후의 플레이어 선택에 따라 또 다른 스테이지가 출현하므로 질리지 않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예측 불가한 다이내믹한 전개’다. 화면을 뒤덮을 정도의 거대 캐릭터와 싸움을 끝내면 다음 스테이지에서는 헬기에 매달린 채 싸우는 등 플레이어에게 질릴 틈을 주지 않는 놀라운 전개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작은 파츠로 구성된 꿈틀꿈틀 움직이는 다관절 캐릭터는 메가 드라이브 미니를 샀다면 한번은 봐야 할 부분.

단, 게임 난이도가 높아 쉽게 엔딩은 볼 수 없다. 둘이서 협력 플레이를 하면 화력도 두 배가 되니 힘을 합쳐서 도전해 보자.

《랑그릿사 2》

《랑그릿사》라는 이름을 듣고 지금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바일 시뮬레이션 RPG 게임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 원점이 바로 메가 드라이브였다는 사실을 들으면 놀라는 사람도 분명 많을 것이다.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 수록된 《랑그릿사 2》는 1994년 메사이어가 발매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 떠돌이 검사 엘윈이 제국군의 손에서 소꿉친구 리아나를 구출하고 점차 대륙 전역을 뒤흔드는 모험으로 발전한다―는 내용이다.

화면 속 유닛을 움직여 적을 쓰러뜨리는 방식은 일반적인 시뮬레이션 RPG와 동일하지만 주인공 일행의 지휘관 주위에 부하 병사들을 배치할 수 있는 점이 포인트다. 지휘관의 능력에 따라 지휘관 주위 병사들이 강해지므로 부대 하나하나의 운용 테크닉이 중요하다. 또한 보병, 창병, 기병은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이므로 상성이 좋은 상대를 잘 판별하여 헤쳐나가자.

추천 포인트는 애니메이션풍의 캐릭터들이 그려내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다. 총 20개가 넘는 시나리오에서 애니메이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Satoshi Urushibara”가 그린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동료가 되고, 그들만의 드라마를 펼친다. 메시지는 일본어만 지원되긴 하나, 아름다운 여성 지휘관이 함께 싸워주니 그것만으로도 즐거운 게임이 될 것이다.

글: 우마나미 레이.
（1990년대부터 게임 미디어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의 게임 라이터. 발매일에 백화점에서 구입한 메가 드라이브는 지금도 소중한 보물이다)